목 회 칼 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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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지 않아도

태양이 우리를 못견디게 만드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서로 더욱 뜨겁게 사랑하며

기쁨으로 타오르는

작은 햇덩이가 되자고 했지?


산에 오르지 않아도

신록의 숲이 마음에 들어차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묵묵히 기도하며

이웃에게 그늘을 드리워주는

한 그루 나무가 되자고 했지?


바다에 나가지 않아도

파도 소리가 마음을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탁 트인 희망과 용서로

매일을 출렁이는 작은 바다가 되자고 했지?


여름을 좋아해서 여름을 닮아가는

나의 초록빛 친구야

멀리 떠나지 않고서도 삶을 즐기는 법을

너는 알고 있구나

너의 싱싱한 기쁨으로

나를 더욱 살고 싶게 만드는

그윽한 눈빛의 고마운 친구야.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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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4
17:15:50 (*.187.1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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